카고팬츠 입고 스팀 청소기 쓰고 클로렐라 먹고 | |
인터넷 쇼핑몰 인터넷 쇼핑몰 옥션(www.auction. co.kr)에서 올 한 해 가장 많이 팔린 상품은 ‘카고팬츠’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름 그대로 화물선 승무원의 작업복에서 유래한 것으로, 양 옆에 덮개 있는 호주머니가 붙어 있는 제품이다. 일명 ‘건빵바지’로 불린다. 지난 1월부터 11월 말까지 23만7000장이 판매된 것으로 집계됐다. 옥션 측은 온라인 쇼핑을 하는 남성이 늘어나고, 주5일 근무제 확산으로 캐주얼 의류 판매가 강세를 보이면서 카고팬츠가 10~20대뿐 아니라 30대 소비자에게까지 폭넓은 사랑을 받은 것으로 분석했다. 2위는 15만5000개가 팔린 수공예 주얼리, 3위는 8만4000대가 팔린 차량용 내비게이션이 차지했다. 올 봄·여름에 폭발적 인기를 얻었던 자유로운 보헤미안 스타일의 ‘티어드 스커트’(층층치마)가 4위를 차지했고 클로렐라, 파우더 팩트, 난방 금매트, 벨벳 재킷, 만보기, 모유 수유패드 등이 10위 안에 들었다. 털부츠, 스팀청소기, 기능성 베개, 새싹재배기, 디지털 도어록, 러닝머신, 발 마사지기 등이 20위권에 들었다.
새싹재배기는 가치소비형 문화가 ‘DIY(Do It Yourself)’ 라이프 스타일과 결합하면서 등장한 새로운 히트상품이다. 집에서 웰빙식품인 새싹을 재배할 수 있어 먹거리 불안에서 해방될 수 있었고, 수경재배로 교육적 효과까지 가능하다는 새로운 가치를 창출했다. 디지털 도어록의 경우 자가 설치가 가능하고 가격도 합리적인 선까지 내려와 작년에 비해 무려 3배 이상 폭발적 판매신장을 보였다. 패션 관련 상품이 대거 인터넷 쇼핑몰의 히트상품 상위랭킹을 차지한 것은 인터넷이 발빠른 패션 경향을 반영하고 공유하는 매개체로 등장했다는 사실을 증명해준다. ‘자연주의’와 ‘보헤미안 룩’ ‘러시안 룩’ 등의 패션 키워드를 반영하는 제품이 인기상품 목록에 올랐다. 자유로운 보헤미안 스타일의 티어드 스커트는 올 봄·여름 폭발적 인기를 누렸고, 보헤미안 룩과 잘 어울리는 나무나 플라스틱 등의 가벼운 소재와 아프리카 또는 인디언 스타일의 수공예 주얼리는 한 해 내내 인기를 얻었다. 가을·겨울 들어서는 벨벳, 퍼(fur) 등 따뜻해보이는 소재를 활용하는 러시안 무드의 영향으로 벨벳 재킷과 모피를 부분적으로 활용한 퍼트리밍(fur trimming) 코트, 털부츠가 인기를 모았다.
가전부문에서도 주5일 근무제의 영향으로 컬러풀한 아웃도어형 디지털가전 제품이 인기를 얻었다. 레저용 클립이 달린 아이리버 T10 MP3와 콤팩트한 디자인에 다채로운 색상을 도입한 소니 사이버샷 T(thin) 시리즈는 휴대가 간편할 뿐 아니라 아웃도어형 패션과 잘 어울려 사랑을 받았다. 할인점
일동 산양분유 유아식은 ‘모유와 유사한 단백질과 지방구조를 가지고 있다’는 홍보가 먹혀들었다. 분유가 잘 맞지 않거나 아토피 등으로 고생하는 유아가 늘어나고 주부 사이에서 입소문이 퍼지면서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백설 압착 올리브유 역시 웰빙·건강 지향 선호에 따라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일반 콩이나 옥수수를 원재료로 한 식용유 매출이 줄어드는 것과 대조적인 현상이다. 현재는 올리브유보다 좀더 가격이 비싼 포도씨유까지 인기가 확산되고 있다. 아벤트코리아의 유아 유기농 물티슈는 산양분유처럼 출산율이 낮아질수록 유아 관련 상품의 고급화 현상은 더욱 심화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제품이다. 일회용 상품도 건강을 생각해 유기농 재료로 만든 제품을 찾고 있는 것이다. 이들 제품은 모두 소비자의 안전지향적 성향을 반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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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식품으로 유일하게 히트상품에 오른 ‘대상 클로렐라’는 올해 초에 불어온 글루코사민 열풍을 누르고 히트상품 5위를 차지했다. ‘대상 클로렐라’는 세계시장 점유율이 5위 내에 드는 수출 유망 상품으로 산업자원부장관이 선정하는 ‘세계일류상품’에 오르기도 했다. 백화점
●부츠 | 올해는 여느 해와는 달리 늦여름부터 웨스턴 스타일의 부츠가 강세를 보였다. 패션에 불어닥친 보헤미안 스타일이 유행하면서 티어드 스커트, 크롭트팬츠 등과 함께 선풍적 인기를 끌면서 겨울로 대표되는 부츠 시즌을 확 앞당겼다. 겨울로 들어서면서부터는 러시안풍의 유행으로 털 장식이 되어 있는 러시안풍 부츠가 인기를 얻고 있다. 부츠는 전반적으로 지난해 대비 20~30% 이상 신장세를 보이고 있다. ●벨벳 | 올해 초부터 벨벳 소재의 상품이 큰 인기를 얻었다. 여성의류는 물론이고 남성의류에서부터 침구, 소파 등에 이르기까지 벨벳 소재가 사용되지 않는 곳이 없을 정도다. 벨벳은 고급스럽고 따뜻한 느낌을 주기 때문에 가을, 겨울로 들어서면서 더욱 인기를 얻었다. ●메가숍(토털 브랜드) | 일명 메가숍으로 통하는 토털 브랜드에 대한 고객의 선호도가 높았다. 번거롭게 여러 곳을 돌아보지 않아도 한 곳에서 의류, 신발, 핸드백, 액세서리 등을 손쉽게 매치할 수 있는 장점 때문에 많은 브랜드들이 토털화하고 있는 추세다. 롯데백화점의 영캐주얼 의류 브랜드 ‘매긴나잇브릿지’가 의류는 물론이고 액세서리, 생활용품, 플라워, 테이크아웃 음료 등을 한 매장 내에서 판매하는 ‘매긴나잇브릿지 그린숍’을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이러한 소비 트렌드는 매장 배치에도 영향을 미쳐 의류 매장 부근에 함께 코디할 수 있는 핸드백, 구두, 액세서리 매장을 두는 것이 일반화되고 있다.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 | 백화점마다 다른 곳에는 없는 새로운 개념의 브랜드 개발에 박차를 가하면서 신선함을 앞세운 신진 디자이너들의 브랜드들이 백화점에 속속 입점하고 있다. 기존의 유명 디자이너 브랜드들과는 달리 일반 브랜드와 가격 면에서 큰 부담이 없으면서 디자이너의 개성을 담은 상품이어서 인기를 얻었다. 롯데백화점 본점의 ‘수 콤마 보니’(이보현), ‘더 슈’(이재민), ‘HYAANG(최정인)’ 등 구두 브랜드, ‘앤쥬반’(홍은주), ‘제너럴 아이디어’(최범석) 등 남성복, 강기옥, 박항치씨의 프리미엄 진 ‘Kiok Jeans’ ‘B&O Jean’ 등이 인기를 얻었다. ●에너지 절약 관련 쿨비즈(남성 캐주얼 셔츠), 웜비즈(카디건, 조끼) | 올해는 고유가로 에너지 절약이 사회적 이슈로 떠오른 해다. 여름에는 냉방비를, 겨울에는 난방비를 줄일 수 있는 ‘쿨비즈’ 관련 남성캐주얼셔츠와 ‘웜비즈’ 관련 카디건, 조끼가 남성의류의 패션 키워드로 떠올랐다. ●트레이닝복, 요가 패션 | 스포츠 의류에서는 일명 ‘추리닝 패션’이 10~20대뿐 아니라 30대 이상의 여성에게 큰 인기를 얻었다. 스포츠 전문 브랜드 ‘아디다스’가 심판 복장을 토대로 디자인한 ‘저지 라인’의 상품이 인기를 끌었다. 주5일 근무제의 확대로 운동할 때의 편리함과 단순 명료하면서도 세련된 디자인으로 평상시 다른 상의와 코디가 가능해진 것이 인기의 비결이었다. 여러 브랜드에서 요가 열풍에 편승한 편리함과 디자인적인 요소가 가미된 상품을 대거 선보여 집 근처에서만 볼 수 있었던 ‘추리닝’을 도심에서도 볼 수 있게 됐던 한 해였다. ●생명공학 열풍 제대혈 서비스 | 백화점 업계 최초로 롯데백화점이 선보인 제대혈 보관 서비스가 줄기세포 등 생명공학이 큰 이슈로 떠오르면서 건당 130만원이라는 고가에도 불구하고 월평균 10~20건이 계약될 정도로 좋은 반응을 얻었다. 출산율 저하 속에서 ‘적게 낳아 귀족처럼 키우겠다’는 마인드가 신세대 부모 사이에서 확산되고 있는 것도 인기의 한 요인으로 분석된다.
김덕한 조선일보 산업부 기자(ducky@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