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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에서 배운다] 펄펄 나는 韓 애니.."아이들은 차를 좋아해

이상훈 고양 2012. 10. 21. 08:40

펄펄 나는 韓 애니.."아이들은 차를 좋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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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보카폴리', '두리둥실 뭉게공항' 등 인기

"유아물 치중과 유통 구조 개선은 과제"

(서울=연합뉴스) 이태수 기자 = 지난 6일 국산 애니메이션 '두리둥실 뭉게공항'은 프랑스 칸에서 열린 세계 최대 규모의 애니메이션 마켓 가운데 하나인 밉주니어(MIPJUNIOR)에서 키즈저리(Kid's Jury) 부문 그랑프리를 수상했다.

'두리둥실 뭉게공항'은 소형 여객기를 의인화한 주인공 윙키가 공항에서 겪는 이야기를 그린 유아용 3D 애니메이션으로, KBS 2TV를 통해 방송된다.

이처럼 교통수단을 소재로 한 애니메이션들은 안방극장뿐 아니라 세계무대에서 '애니메이션 한류'를 일으키는데 한몫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비행기·버스·자동차..교통 수단의 매력 = 국내에서 최고 시청률 3%를 기록하기도 한 '두리둥실 뭉게공항'뿐 아니라 아이들을 사로잡은 국산 애니메이션의 면면을 살펴보면 자동차, 비행기, 버스 등 교통수단 소재가 많다.

EBS TV를 통해 방송 중인 인기 애니메이션 '로보카 폴리'가 또 다른 예.

경찰차 폴리, 소방차 로이 등 자동차 구조대의 활약을 담은 '로보카 폴리'는 유아 프로그램으로는 이례적으로 평균 시청률 5.24%, 최고 시청률 9.58%를 기록했다.

서울 시내버스를 소재로 한 '꼬마버스 타요'(EBS), 자동차가 로봇으로 변신하는 '변신자동차 또봇'(대교어린이TV) 등도 아이들을 찾고 있다.

이같이 교통수단을 소재로 한 애니메이션에 아이들이 환호하는 이유는 호기심을 자극하기 때문이다.

'두리둥실 뭉게공항'의 아이디어도 제작사 대표가 공항 탑승구에서 비행기를 신기하게 쳐다보는 아이들을 보고서 착안한 것.

제작사 디피엑스의 최문호 해외사업담당 부장은 작품의 특징으로 "나와는 다르니까 호기심이 생긴다"며 "사보고 싶고, 타 보고 싶고, 욕구를 일으킨다"고 짚었다.

호기심을 교육적 메시지와 연계시킨 점은 또 다른 매력이다.

최문호 부장은 "'두리둥실 뭉게공항'에는 비행기가 세차를 어떻게 하는지, 공중 급유를 어떻게 하는지 나오니까 형, 언니, 오빠들도 채널을 돌리지 않고 같이 본다"며 "흥미로운 요소를 교훈적인 내용으로 풀어가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아이들에게 친숙한 라이선스 완구 상품으로 제작하기 쉽다는 공통점도 있다.

인터넷 오픈마켓 지마켓의 장난감·교육완구·인형 코너 판매 순위를 살펴보면 '변신자동차 또봇' 상품이 2위, '로보카 폴리' 상품이 3위·16위를 달리는 등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세계에 부는 애니메이션 한류 열풍 = 이들 애니메이션을 필두로 세계무대에서 한국 애니메이션의 활약이 거세다.

제작사 디피엑스에 따르면 '두리둥실 뭉게공항'은 방송이 끝나지도 않았는데도 대만 방송 PTS와 수출 계약을 맺었을 뿐 아니라 독일, 프랑스, 미국, 캐나다 등 여러 국가와 수출을 논의 중이다.

특히 디피엑스는 방영권뿐 아니라 관련 상품 라이선스까지 함께 판매를 추진하고 있다.

최문호 부장은 "사실 캐릭터를 팔아야 부가 상품으로 돈을 벌 수 있다"며 "대박 상품의 경우 라이선스까지 나가면 필름만 파는 것보다 10배 이상의 수익도 가능하다"고 전했다.

'로보카 폴리'도 대만, 벨기에 등 유럽 11개 국가와 홍콩, 러시아, 중국 등지에 수출 계약을 맺었거나 추진 중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애니메이션의 수출액은 1천500억 원에 이른다. 캐릭터 산업 수출액 4천245억 원까지 고려할 때, 관련 콘텐츠 수출액은 출판(3천572억 원), 음악(2천40억 원), 영화(322억 원)를 웃돈다.

박영일 한국콘텐츠진흥원 수석연구원은 "우리나라는 유아 애니메이션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다져가고 있다"며 "중국에서는 3대 애니메이션 강국으로 디즈니·픽사의 미국, 재패니메이션의 일본, 그리고 나머지 하나로 한국을 꼽는다"고 우리나라 애니메이션의 달라진 위상을 전했다.

국산 애니메이션의 매력인 교육 메시지가 해외 경쟁력에서도 강점으로 부각됐다.

김세훈 세종대 만화애니메이션학과 교수는 "전반적으로 완성도가 높고 안정감 있는 내용으로 구성돼 있다"며 "교육적인 부분이 녹아 들어가 있고, 어른들이 보기에 정서적으로 안정되는 콘텐츠"라고 설명했다.

또 "완구류 같은 관련 상품들도 함께 연계돼 흥미로운 요소가 된다"고 국산 애니메이션의 경쟁력을 짚었다.

2D 위주의 일본 애니메이션과는 달리 주로 3D 콘텐츠로 제작된다는 점도 한몫을 했다.

김세훈 교수는 "제작이 디지털화돼 3D로 만들면서 작품이 '원 소스 멀티 유즈' 플랫폼을 통해 다양하게 나가는 상황을 기획 단계에서부터 예전보다 생각하기 쉬워졌다"며 "디지털콘텐츠라 빠르게 연동되고 아이디어들이 더 다양하게 나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유아물 치중과 유통 구조 문제 해결해야" = 전문가들은 이들 국산 애니메이션들이 유아·아동용에 한정된다는 점과 유통 구조가 방송사 위주라는 점은 개선해야한다고 지적한다.

대부분의 애니메이션 프로그램은 낮은 시청률로 인해 오후 5시 이전에 편성됐다. 자연스레 시청자층이 유아나 아동에 치중된다.

제작사들은 작품의 향후 판로 개척과 관련 라이선스 상품의 홍보를 위해 방송사의 용역을 받을 수 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김세훈 교수는 "극장용 애니메이션은 투자에 위험이 크다 보니 꺼려진다"며 "예전에는 다양한 연령대에 맞춰 제작하려고 시도했지만, 여건상 쉽지 않다"고 짚었다.

또 "방송에서 여러 가지 장르의 가능성을 인정해주고 다양한 시간대에 방영하고, 사람들이 애니메이션에 관심을 가진다면 업계에서 다양한 기획을 만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방송사 위주의 제작·유통 구조는 콘텐츠의 질 측면에서도 악영향을 미친다는 분석도 있다. 방송사가 낮은 제작비를 제시해도 그에 맞춰 제작할 수밖에 없기 때문.

박영일 수석연구원은 "저가의 품질 낮은 애니메이션을 양산하는 구조"라며 "1년에 해외에서 판매되는 경쟁력 있는 애니메이션의 수가 5년 전보다 오히려 줄어드는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최근 업계에 부는 국제 공동제작 바람이 오히려 국내 산업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국제 공동제작 과정에서 한국 업체 측의 자금이 부족하다 보니 기획이나 스토리 제작 같은 핵심 부분은 외국 회사가 가져간다는 이야기다. 예전 일본이나 미국의 하청을 받아 제작하던 관행에서 벗어나 최근에서야 창작 애니메이션이 발전했는데, 이에 역행하고 있다는 것.

박영일 수석연구원은 "국제 공동제작이 활발해지면서 능력은 있지만 자금이 달리면 예전처럼 제작 쪽만 맡기도 한다"며 "역량을 강화하는 마케팅이나 기획에서 노하우를 얻는 시도가 이루어 지지 않고 있다. 옛날식의 하청과 무엇이 다르냐는 이야기까지 나올 정도"라고 지적했다.

ts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