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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맘 먹고 자가용을 구입한 지 5년이 다되어 갑니다. 그런데 솔직히 이번 취재를 하기 전까지 저는 제 차의 타이어 브랜드가 무엇인지도 몰랐습니다. 브랜드를 몰랐을 정도니, 당연히 타이어 관리를 꼼꼼히 했을리도 만무하지요. 그저 5-6천 킬로미터에 한 번씩 엔진오일을 교환하면서 "공기압 확인해 주세요"하고 부탁한 것이 전부였습니다. 그렇다고 차에 아주 관심이 없는 것도 아닌데. 아마도 저처럼 타이어 관리 대충대충 하시는 분들 꽤 많으리라 생각합니다.
타이어 공기압이 부족하면 여러 가지로 위험합니다. 빗길에서 제동할 때 더 많이 미끄러지는 건 물론이고, 급제동 시 차량이 제멋대로 움직일 수도 있습니다. 고속주행을 하다가 타이어가 터져 차가 뒤집힐 수도 있고요. 그냥 바람 좀 빠진 것이라고 치고 말기에는 상황이 좀 심각하더군요. 한 업체의 도움을 받아 충남 금산의 주행시험장을 찾았습니다. 타이어 공기압과 노면에 다양한 조건을 걸고 실험을 했습니다. 꼬박 하루가 걸렸습니다. 실험을 마치고 속으로 생각했습니다. '만만하게 생각했었는데.. 큰 일 날뻔 했구나.'
2mm 빗길에서 시속 100km로 달리다 급제동을 했습니다. 적정 공기압을 넣은 차량으로 브레이크를 밟았더니 제동거리가 34m 정도 나왔습니다. 공기압을 40% 정도 빼고 실험을 해봤습니다. 제동거리는 37m 정도 나왔습니다. (솔직히) 생각했던 것보다는 큰 차이가 아니었습니다. 이전 뉴스들을 봤을 때, 빗길에서 브레이크를 밟으니 차가 빙글빙글 돌았거든요. 이유를 물으니 그 때보다 차량 성능이 좋아져서라고 하더군요. (실제로 지난 2008년 최우철 기자가 실험을 했을 때와 차종이 2단계 업그레이드 됐습니다) 차량보다 조금 더 큰 영향을 미친 것은 타이어였습니다. 타이어 역시 제조된 지 1달 미만의 신제품이었기 때문이죠.
왼쪽 앞바퀴의 타이어만 공기압을 40% 정도 빼고 실험을 했습니다. 출입처로 출근을 하면서 주차 공간이 모자라 이따금씩 삐딱한 경사면에 차를 세워둘 때가 있었거든요. 타이어가 심하게 찌그러지는 것을 보면서도 대수롭지않게 생각하곤 했습니다. 문득, 그렇게 자주 주차하는 차량들은 공기압의 균형이 맞지 않을텐데.. 어떨까 싶은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예상대로, 급제동을 하니 차량이 한 쪽으로 쏠리더군요. 뉴스에 나온 급제동 장면은 마른 노면에서 실험한 것입니다. 빗길 주행은 물을 뿌려주는 파이프가 설치되어 있어서 차량이 돌 경우 시설이 훼손될 가능성이 컸습니다. 그래서 빗길 실험은 생략했습니다.

결론은 타이어의 적정 공기압을 따져보고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지극히 상식적인 내용일 수 있습니다만, 본인 차량 타이어의 적정 공기압이 얼마인지 아는 분은 많지 않으리라 생각합니다. 타이어 공기압 관리는 사실 한 달에 한 번씩 하시는 게 가장 좋습니다. 만약 그게 어렵다면 적어도 분기에 한 번은 하는 게 좋고요. 내 차량 타이어의 적정공기압은 타이어 옆면에 적힌 일련번호와 운전석 문쪽 옆면에 붙어있는 표를 비교하시면 찾을 수 있습니다.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린 중형 승용차의 경우가 33psi 정도 되더군요.
사고 위험도 위험이지만, 공기압을 잘 관리하면 기름값도 아낄 수 있습니다. 공기압이 적정 수준일 때보다 10% 부족할수록 차량 연비도 3%씩 떨어집니다. 바람이 빠지면 바닥에 닿는 타이어 면적이 넓어지니 그만큼 기름을 많이 먹는 거지요. 공기압 챙기는 것만으로도 차량 유지비를 많이 아낄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한 가지 더. 타이어 옆면에는 타이어의 제조 시기가 적혀 있습니다. 우유에 유통기한이 적혀있듯 말이죠. 타이어 옆면을 보면 [2312]처럼 숫자가 쓰여 있는데요. 뒤에 두자리는 제조년도를, 앞에 두자리는 제조된 주를 가리킵니다. 그러니까 [2312]라고 하면 2012년 23번째 주에 생산된 제품이란 얘기입니다. 1107은 2007년 11번째 주에 생산된 거고요. 대략 타이어의 교환시기가 5년 정도라고 하니까 챙겨보시는 게 좋을 듯 싶습니다. 물론 마모 상태에 따라 다르지만, 제조일자만 제대로 볼 줄 알아도 오래 된 타이어를 속아서 샀다가 낭패보는 일은 없을 겁니다.
타이어 상태는 평소 운전 습관이 어떤가에 따라, 평소 주차를 어떤 곳에 하느냐에 따라(건물 내 주차가 가장 좋지요, 타이어가 비와 땡볕에 노출되는 실외 주차보다는요), 주행을 얼마나 하느냐에 따라 달라집니다. 타이어를 많이 쓰는 분들일수록 공기압 확인을 자주 하시는 게 좋습니다. 너무 적어도, 너무 많아도 문제가 되는 타이어 공기압. 여름철 휴가를 계획하고 계시다면 더더욱 챙겨보세요. 얕보다가는 큰 코 다칩니다.
최종편집 : 2012-07-15 07: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