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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ECD가 본 한국 의료체계의 문제는

이상훈 고양 2012. 2. 26. 14:10

< OECD가 본 한국 의료체계의 문제는>

연합뉴스 | 신호경 | 입력 2012.02.26 12:02

원문 보기 ... http://media.daum.net/society/welfare/newsview?newsid=20120226120230327&cateid=1066&RIGHT_COMM=R2

 

 

(서울=연합뉴스) 신호경 기자 = OECD(경제협력개발기구)는 26일 우리나라 보건의료 전반에 관한 첫 심층 분석 결과인 '한국 의료 질 검토 보고서'를 통해 고혈압과 당뇨 등 만성질환과 이들이 겹친 복합질환 환자 증가에 대응할 수 있는 의료 체계를 준비하라고 조언했다.

또 행위별 수가제 등의 영향으로 과잉진료가 나타나고 국가 차원에서 의료비 지출의 비효율성이 뚜렷한 만큼 포괄수가제 확대 등의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OECD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2002~2009년 보건의료비 증가율은 연평균 7.7%로 OECD 평균인 3.6%의 2배를 넘고 특히 병원분야 지출이 전체 의료비 증가를 주도하고 있다.

2009년 기준 국민 1인당 평균 의사 진찰 횟수 역시 13건으로 OECD 평균(6.5건)의 약 2배에 이른다.

OECD는 이 같은 문제의 원인으로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지역 기반 1차 의료체계'를 지목했다. 1차 의료체계란 환자와 의료체계가 처음 만나는 곳으로, 건강증진·질병예방·진료연계 등의 기능을 갖추고 지속적 진료를 통해 환자들의 만성·복합질환을 관리할 수 있는 기관을 말한다. 쉽게 말해 동네 의원이나 병원, 보건소 등이 모두 1차 의료체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현재 우리나라 실정에서는 이들 지역 기초 의료기관들이 외과 수술이나 입원 서비스 등 대형병원과 비슷한 서비스를 제공하며 경쟁하고 있다. 그러나 이보다 1차 의료체계는 만성 또는 복합질환자들이 쉽게 드나들면서 한 번에 여러 병을 관리하고, 지역 주민들에게 만성질환 예방 등을 교육하는 역할을 맡아야한다는 게 OECD의 시각이다.

그래야만 만성질환 증가 속도를 늦출 수 있을 뿐 아니라 지금처럼 환자들이 이곳 저곳 상급 병원을 마구잡이로 골라 다니며 전체 진료량과 의료비 지출만 늘리는 문제를 막을 수 있다는 얘기다.

개별 진료행위마다 건강보험이 급여를 제공하는 '행위별수가제'도 우리나라 의료체계 전반의 효율성을 떨어뜨리는 주범으로 거론됐다.

OECD는 우리나라 입원 환자의 평균 입원 일수가 2009년 기준 16.7일로, OECD 평균인 8.8일의 거의 2배인 사실을 소개하며 "한국의 건강보험은 행위별 수가제에 의존하고 있어 입원과 외래서비스의 효율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환자에게 제공되는 의료 서비스의 양과 질에 상관없이 미리 정해진 진료비만 의료기관에 지급하는 포괄수가제(DRG)를 최대한 확대하는 동시에 의료 질에 대해서는 제대로 모니터링 체계를 갖춰 운영할 것을 권했다.

아울러 OECD는 우리나라의 의료 서비스 질 평가 시스템에 '환자 경험' 평가가 거의 반영되지 않는 점도 개선 과제로 제시했다. 환자 경험 평가는 환자 관점에서 의료의 질을 따지는 것으로, 의사의 설명이나 통증 관리 여부 등 의료기관에서 환자가 경험한 내용을 객관적 평가 도구로 측정한다.

복지부 관계자는 "OECD가 문제로 지적한 상당 부분은 이미 우리 정부도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선택의원제나 약값차등제, 포괄수가제 확대 등을 통해 개선이 진행되고 있거나 추진할 과제들"이라며 "지난 1월부터 활동에 들어간 건강보험미래개혁기획단도 5월말까지 의료 체계 전반의 개선 방향을 제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shk999@yna.co.kr